말레이 이어 태국 장갑차 MRO…한화에어로, 새 성장동력 띄웠다

지난해 10월 MRO사업부 신설  
말레이∙태국 장갑차 수주 따내
K9∙천무 등 수출품도 잠재고객

K9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 장갑차.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무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이 본격 궤도에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MRO사업부를 신설한 이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이후 K9 자주포 등 자사 방산무기 수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사업 확대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태국국방기술연구소(DTI) 산하 태국방위산업(TDI)과 M113 장갑차 성능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113은 전 세계적으로 8만 대 이상 수출된 미국의 대표 방산 장비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대우종합기계가 국방과학연구소(ADD)과 함께 M113을 바탕으로 국내 첫 장갑차 K200을 개발한 바 있다. 대우종합기계의 명맥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DST, 한화디펜스를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200과 유사한 M113 성능개선 및 정비 기술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수주 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시 K200을 개발한 엔지니어들이 아직도 회사에서 현업을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연장 로켓 천무.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말레이시아군이 운용 중인 K200의 성능을 개량하는 사업에 대한 계약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대우종합기계)는 30년 전인 1993년 말레이시아에 111대의 K200을 수출했는데 이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 또한 수주하게 된 것이다. 보병 수송용인 K200을 전투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조이스틱을 이용해 장갑차 내부에서도 기관총을 사용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할 계획이다. 수출한 방산품에 RCWS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M113을 운용 중인 국가를 중심으로 MRO 사업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1년 전 별도 사업부로 마련한 MRO사업부가 자리를 잡은 만큼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목표의 중심은 동남아 지역이다. 현재 베트남, 필리핀 등 여러 동남아 국가에서 M113를 사용 중에 있다.


아울러 늘어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장비들도 향후 MRO사업의 '잠재 고객'이 될 전망이다. 장비가 노후화되면 유지·보수와 성능개량의 필요성이 생기고, 원 수출국이 해당 작업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글로벌 베스트셀러 자주포인 K9이 폴란드 등 10개국에 수출됐고 이외 탄약 운반 장갑차 K10, 다연장 로켓 천무, 궤도형 장갑차 레드백 등도 해외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K9은 해외 진출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수출 대수가 874대에 이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7년 개발 완료로 한국군 K9의 2차 성능 개량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며 "이렇게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K9의 기존 도입국에도 '버전 업그레이드'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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