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알아가 볼까요? 라인ID로 연락 주세요.” 열흘 전 기자가 받은 문자 중 하나다. 최근 ‘스팸 재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법 스미싱(문자 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상반기 민간분야 주요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스팸 문자가 2억 175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스팸 문자 2억 9550만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또한 18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스팸 건수는 총 2억 8041만건(신고 2억 8002만 건, 탐지 38만 9336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스팸 건수(2억 9550만건)의 95%에 가까운 수치다. 최근에는 추석 선물 배송을 가장한 택배 사칭, 삼성전자 등 기업 사칭, 지인 부고 사칭, 주식 리딩방 홍보 등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는 스팸 문자가 급증한 주 요인으로 △문자재전송사(문자재판매사) 등록 수가 늘어난 것 △범죄 조직이 문자발송 권한 관리자의 단말을 해킹해 탈취한 계정으로 내부 회원을 대상으로 대량의 스미싱 문자를 발송한 것 등을 꼽았다.
황 의원은 "불법 스팸 전송에 따른 이익이 법률 위반으로 받을 불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스팸 재난'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불법 스팸 근절을 위해 과징금을 불법 행위로 얻은 이익의 최대 3배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현행법에서는 정보통신 서비스제공자가 해당 서비스가 불법 스팸에 이용되고 있음에도 해당 역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필요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최대 3천만원 수준의 과태료에만 처하고 있다. 황 의원은 불법 스팸 발송과 관련해 법을 위반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 대하여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불법 스미싱 문자를 수신했거나, 악성 앱 감염 등이 의심되는 경우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하면 된다. 국번 없이 118 상담센터(KISA운영)에 연락하면 24시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