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안티에이징 시장…'K미용의료' 업체 M&A 잇따라

올해 들어 4번째 M&A 성사
동화약품, 하이로닉 인수키로
규제장벽 낮고 성장가능성 커
2030년 시장 규모 50조 전망
높은 해외매출 확장성도 주목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000020)이 약 1600억 원을 들여 하이로닉(149980)을 인수키로 하면서 올해에만 벌써 4건의 M&A가 성사됐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미래에셋벤처투자PE와 함께 1607억 원을 투자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 지분 57.8%를 인수한다. 하이로닉은 집속초음파 제품인 ‘더블로(DOUBLO)’ 시리즈와 ‘울트라 베라(ULTRA VERA)’, ‘브이로(V-RO)’ 등을 보유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번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의 하이로닉 인수는 올들어 네 번째 미용 의료기기 M&A 사례다. 지난해 루트로닉을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는 4월 미국 업체인 사이노슈어와 루트로닉의 합병 계획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모두 레이저 기반 미용 의료기기를 제조한다. 6월에는 프랑스 PEF 운용사인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인수,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클래시스(214150)가 또 다른 국내 업체인 이루다(164060)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자본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안티에이징(항노화)’ 개념이 주목 받는 가운데 통증이나 비용 부담이 큰 성형수술 대신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미용 시술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확산하고 있어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피부 미용기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65억 달러(약 22조 원)에서 매년 11%씩 성장해 2030년 372억 달러(약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제약·바이오 분야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은 반면 수익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우선 비급여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보험 보장 협의 단계를 생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시장에 진출한 이후 소모품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하면 수익률도 높아진다. 최근 유행하는 피부 리프팅이나 타이트닝 시술에는 고주파 또는 초음파 장비를 사용한 뒤 팁이나 카트리지 등 소모품을 교체해야 한다. 피부 미용 의료기기 원가 구조상 소모품의 이익률은 평균 70~90%에 달한다.


특히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해외 시장 확장성 때문이다. 클래시스가 발간한 ‘지속성장 보고서 2030’에 따르면 최근 3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중남미 64%, 아시아 38%, 한국 22%, 유럽 및 중동 17%를 기록했다. 현재 클래시스 판매 국가는 70여 개에 달한다.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기기를 주력 제품으로 보유한 비올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94.7%에 이른다.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몰려 있는 것처럼 한국은 미용 의료 측면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의료진의 수준이나 시술 방법이 어떤 국가보다 선진화돼 있고 소비자의 미용 이해도가 매우 높아 시술법이나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의 기술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