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이달 24일 용산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 등 민생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당정의 지지율 동반 하락세를 막고 국정 동력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와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찬 회동에는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식 만남은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당선된 다음 날인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 지난달 30일 만찬을 갖기로 했다가 추석 연휴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순연 사유로 민생 대책 대응을 내세웠지만 한 대표가 제안했던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에 대한 거부감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이달 8일 당내 일부 인사들과 별도의 만찬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대표와의 심리적 거리가 더 멀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의료 공백 문제로 불붙은 지지율 하락에 대통령실은 여당과 기 싸움할 여유조차 사라진 상태다. 의정 갈등 중재자를 자처해온 한 대표 역시 자신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하면서 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는 형국이다. 당정 모두 정국 반전을 위해서는 의정 갈등 대응에 ‘원팀 기조’를 되살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의 만찬 요청에 화답하듯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순방길에 나서는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당정 간에 모처럼 해빙 무드가 형성된 만큼 24일 회동을 통해 실효성 있는 민생 대책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고 의료계에 제시할 통일된 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