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8200부대’가 배후?…“모사드와 1년 넘게 준비”

최정예 부대로 사이버·정보수집 담당
무전기 제조 공정서 폭발물 삽입 실험
하마스·헤즈볼라 지도부 추적 역할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사용 중인 무전기 아이콤(ICOM) IC-V82 기종. 로이터연합뉴스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통신기기 테러의 배후를 놓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사이버전 전담 ‘8200부대’가 주목받고 있다. 호출기와 무전기에 폭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베일에 싸인 이 부대의 조직 및 운용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레바논의 한 고위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함께 8200부대가 1년 넘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에서 8200부대는 호출기와 무전기 제조 공정에 소량의 폭발성 물질을 삽입하는 실험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최정예 부대인 8200부대는 젊은 병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정보 수집 도구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8200부대원들은 어떤 작전이든 ‘수행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스라엘 국방안보포럼의 연구책임자인 요시 쿠페르바세르는 “8200부대 대원들은 이스라엘군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로 구성됐다”면서 “그들이 수행하는 작전은 매우 까다로워 최고의 인재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대는 2010년 이란의 핵 원심분리기를 무력화시킨 ‘스턱스넷 공격’ 등 일련의 해외 작전에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18년 이스라엘군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8200부대가 이슬람국가(IS)의 서방국에 대한 공습을 좌절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당시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 부대의 작전이 정보 수집과 사이버 방어부터 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부연했다.


8200부대는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내 전담 조직 ‘신베트’와 함께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고위 지도부를 추적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8200부대를 이끌던 요시 사리엘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전 관련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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