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 당국이 기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 바이오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미래산업으로 신약 개발에 10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도 수혜를 본다는 점 역시 호재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바이오주가 최선호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96% 상승한 104만 9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가 기준 주당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 것은 2021년 8월 17일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셀트리온(068270)(3.23%), 알테오젠(196170)(9.55%), 클래시스(214150)(2.36%), 리가켐바이오(141080)(8.63%), 휴젤(145020)(3.93%) 등도 지수 상승률을 웃돌며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바이오 종목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투자가다.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821억 원, 셀트리온 295억 원, 알테오젠 2099억 원, 휴젤 11억 원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시스는 개인투자자가 23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거론돼왔다. 신약 개발에 미래 자금을 끌어 써야 하는 만큼 금리가 인하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이 감소해 경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임상시험이 2~3년가량 중단돼왔는데 이후 신약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바이오 기업들이 성과를 낼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의 바이오의약품 관련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의 미 하원 통과 및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 관련주가 뜨고 있는 점도 호재다.
실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을 4조 원으로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유일한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6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서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올해 3조 5000억 원, 내년 5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피하주사 제형)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08만 9474원에서 112만 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는 25만 7500원에서 25만 6667원으로 소폭 하향했지만 여전히 현재 주가(20만 1500원) 대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생물보안법으로 표면화된 경쟁사의 위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적의 효능과 안전성을 이끌어내는 기술 이외에도 복잡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활용도 또한 높다”고 설명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시밀러(복제약)에 대해 축적된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발 빠르게 후속 바이오 시밀러를 발매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