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빅컷’ 둔 엇갈린 반응…트럼프 “경제 나쁘다는 것” VS 해리스 “미국인들 환영”

대선 7주 앞두고 금리 큰폭 인하
민주 “비용 낮추고 일자리 창출”
트럼프 “경제 안좋거나 정치하거나”
WP “금리인하, 해리스에 도움 될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을 두고 미 대선 후보들 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선을 불과 7주 남겨둔 시점에 연준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표심의 향배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연준의 결정을 환영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발표한 18일(현지 시간) 해리스 캠프는 “높은 물가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에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많은 중산층과 근로 가정에 물가가 너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최우선 과제는 건강 관리, 주택, 식료품과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선거를 코앞에 둔 만큼 자신의 정책을 강화할 기회로 활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반해 공화당 쪽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결정을 해리스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크게 내리는 건 그만큼 국가 경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연준에 정치 프레임을 씌우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그들이 정치만 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많이 삭감하는 건 경제가 매우 나쁘다는 걸 보여준다”며 “경제가 매우 나쁘거나,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연준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연준의 ‘빅컷’은 상대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수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로 기업과 소비자들의 차입 비용을 줄이고 미국 경제에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만큼 집권당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해리스 부통령 선거 운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선거 등 정치 요인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연준에서 경험하는 대선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라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데이터 등에만 기반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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