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이 ‘문’을 통과하면 1500년 후인 2024년으로 가게 됩니다. 준비 되셨나요.” “예! 준비됐습니다.” ‘금관가야 특임대사’의 말에 각국에서 온 사절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시간의 문’을 통과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2024 세계유산축전’ 개막행사인 ‘가야 사절단 납시오!’ 이벤트를 20일 가야제국의 전기 중심이었던 ‘금관가야’ 김해에서 열었다. 진흥원은 참석자들에게 6세기 가야 및 인근 국가들의 복장을 입혔다. 가야, 고구려, 백제, 신라, 왜(현재 일본)를 비롯해 위구르, 카자흐스탄, 튀르키예, 양나라(중국 남조), 인도 등 다양한 지역과 국가의 복장이다. 각국 사절들이 524년도 가야로 와서 다시 시간의 문을 통해 미래 가야의 문화유산을 관람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최영창 국가유산진흥원 원장은 “가야의 국제교류는 광범위했다”며 “가야의 강력한 힘의 바탕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미래에도 교류를 늘려나가기 위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해는 현재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국내 도시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야로 온 이들 사절단은 이날 봉황동 유적 해반천로, 대성동 고분군, 수릉원, 수로왕릉 등을 약 1시간 30분 동안 답사했다. 진흥원측은 일반인들의 신청을 받아 이날 행사를 24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스스로 향유하고 또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세계유산축전’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16개(문화유산 14개, 자연유산 2개) 보유한 문화 강국의 자부심을 표현하고 특히 올해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는 가야 고분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2024년 세계유산축전’은 다음 주부터 고령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백제역사유적지구(부여·공주·익산), 순천(선암사·갯벌), 제주(화산섬·용암동굴) 등 4곳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특히 가야제국 후기 중심인 ‘대가야’ 고령은 지역 고분군을 활용한 야간경관 ‘빛의 대가야’ 프로젝트 등을 통해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기념한다.
/김해=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