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이혼율이 높아짐에 따라 웨딩사진을 전문적으로 파쇄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베이징 인근 '랑팡'에 위치한 파쇄 전문 업체와 그곳의 '결혼사진 전문 폐기 과정'을 보도했다.
이 업체의 운영자인 리우웨이 씨는 자신을 '러브스토리 영안실 운영자'라고 칭한다. 2022년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이혼한 도시인들의 결혼사진을 파쇄하는 일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중국의 이혼 건수는 2016~2020년 연간 400만 건 이상을 기록했으며, 2021년 '30일의 숙려 기간' 도입 후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산층의 확대로 고가의 웨딩 촬영이 보편화되었다. 장소와 의상을 바꿔가며 수천 달러를 들여 찍은 사진들은 결혼식 피로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고는 한다.
그러나 이혼 후 이 사진들은 '처치 곤란한 존재'가 된다. 도시 쓰레기 분리수거 규정 강화로 사진을 버리는 것이 금지되었고, 얼굴이 드러나 있어 아무렇게나 처리하기도 어렵다.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의 사진'을 태우는 것이 금기시되어 불태워 없애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우웨이의 공장에서는 결혼 사진이 담긴 택배가 도착하면 상자를 열어 물건의 개수와 무게를 측정해 가격을 결정하는 동영상을 제작한다. 작업자들은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사진 속 특정 가능한 부분에 스프레이를 뿌린다. 이후 사진은 파쇄기에 들어가 '영원한 작별'을 고하게 된다.
리우는 파쇄 과정을 경쾌한 음악과 함께 동영상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송한다. 고객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과거와의 작별을 통해 감정적인 치유를 얻었다"고 말한다. 일부 고객은 직접 파쇄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리우의 사업에서 95%가 사진 파쇄이며, 그중 80%를 결혼사진 폐기·해체가 차지하게 되었다. 리우는 "사진의 파쇄는 필연적으로 관계의 끝과 관련이 있다"며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부는 인생의 다른 단계에서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혼율 증가와 함께 과거의 흔적을 지우려는 욕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