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내려 왔다"…한라산 정상서 목격된 '이것'

백록담 분화구 위로 '브로켄 현상' 나타나
사람 주변에 무지개 테두리 형성
"일생일대 한번 볼까말까한 현상"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서 촬영된 '브로켄 현상'. 연합뉴스

추석 연휴 제주 한라산 정상에서 무지개가 퍼지는 이른바 '브로켄 현상'이 목격돼 화제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한라산에 오른 A씨가 백록담 분화구 위로 나타난 브로켄 현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브로켄 현상은 산 정상에서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관측 가능한 희귀한 기상광학 현상이다. 산꼭대기에 선 사람 앞에 안개가 끼고 뒤에서 햇빛이 비칠 때, 그 사람의 그림자가 안개 위에 투영되면서 주변으로 무지개 같은 테두리가 형성되는 모습을 일컫는다.


이 현상의 명칭은 독일 하르츠산맥의 브로켄산에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원인을 알지 못해 요괴나 귀신으로 오해받기도 했으나, 현재는 행운을 상징하는 신비로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A씨는 "보기 어려운 장면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마침 딱 알맞은 시간과 장소에서 이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사진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신기하다. 일생일대에 한번 볼까 말까 한 현상", "천사의 그림자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국내에서 브로켄 현상이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당시 목격자는 "평생에 담기 어려운 이 특별한 현상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사진으로 담아 큰 행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상 전문가들은 "브로켄 현상은 매우 특별한 기상 조건이 필요해 관측이 쉽지 않다"며 "이번 한라산에서의 목격은 매우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제주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번 브로켄 현상 목격으로 한라산의 매력이 더욱 부각됐다"며 "안전한 등산 문화 속에서 이런 자연의 신비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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