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외식 업계가 자사 앱 강화에 나선 것은 가맹 점주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이들과의 상생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사 앱을 통해 직접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묶어두는 ‘일석삼조’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배달 플랫폼을 통한 판매가 중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자사 앱으로 전면 대체될 경우 하루 10만 원 이상의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어 가맹점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사 앱 개발 및 업데이트는 물론 자사 앱을 통한 프로모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그 이상으로 가맹점이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본사에도 이익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불거지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자사 앱을 통해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배달앱에 지불할 중개수수료를 최대 10% 이상 아낄 수 있다. 배달의민족 ‘배민1플러스’의 경우 부가세를 포함한 중개수수료율은 약 10.8%에 육박한다. 배달 전문 가맹점이 많은 치킨의 경우 2만 원짜리 닭 한 마리를 팔면 2000원가량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한 가맹점에서 하루 50~100마리 정도의 치킨 메뉴가 팔리는 것으로 본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던 주문이 모두 자사 앱으로 대체될 경우 단순 계산해도 하루 10만~20만 원 정도를 더 벌 수 있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자사 앱이 활성화되면 점주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피크 시간대 아르바이트를 활용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본사 차원에서도 자사 앱이 활성화되면 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데다 배달 플랫폼이 일차적으로 보유하던 고객 주문 데이터를 프랜차이즈가 직접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요일·성·연령대별 고객 주문 정보를 활용하면 세부 수요를 겨냥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외식 업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사 앱 회원이 늘어날 경우 브랜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이들을 묶어둘 수 있는 효과도 재조명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 같은 노력은 차츰 효과를 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교촌의 지난달 자체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5만 2000명으로 6개월 전(41만 2000명)보다 무려 14만 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bhc도 자체 앱 MAU가 15만 5000명에서 17만 3000명으로 2만 명 가까이 늘었다. 다만 BBQ의 경우 23만 명에서 18만 6000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 같은 방안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운영하는 모바일 앱이 3000~4000원 수준의 배달비를 주문 고객으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플랫폼이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시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수준의 할인은 소비자 입장에서 별다른 메리트가 없을 수 있다. 메뉴 가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 비용은 통상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비율을 협의해 분담하는데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배달 플랫폼보다 더 나은 혜택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BBQ가 현재 자사 앱 전 메뉴 주문 시 서비스로 제공하는 황금올리브 반 마리의 소비자가는 1만 2500원에 달한다.
한편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 앱의 갈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19일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을 포함한 배민 경영진과 만나 수수료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협회는 수수료율 인하와 정률제 요금제 체계 변경 등 요구 사항을 전달했고 배민은 24일 열릴 정부 주관 상생협의체에서 이를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