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 구형…유무죄 따라 李·檢 운명도 갈린다

2년 만에 결심 공판…내달 법원 판결 가능해
故 김문기씨 모른다·국정감사 발언 등 기소돼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 때는 피선거권 제한
반면 무죄 선고 때는 檢 ‘무리한 수사’ 비판 직면

‘김문기·백현동 의혹’관련 허위 발언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구형에 이은 향후 법원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유무죄 여부에 따라 ‘쓰나미급’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00만원 이상 벌금 등 유죄가 선고돼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되면서 정치 생명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민주당도 400억원 가량에 이르는 대선 선거 보전금을 반환해야 한다. 반면 법원이 이 대표가 죄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은 ‘무리한 수사로 정치권을 흔들었다’는 등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다. 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리는 데 따라 이 대표 또는 검찰, 양측 가운데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에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지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선고는 다음 달 안으로 나올 전망이다.


핵심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법원이 허위 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할 지 여부다. 김 전 처장은 당시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관계자다. 그는 검찰 조사를 받던 지난 2021년 12월 21일 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울러 이 대표가 2021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 ‘용도 변경을 요청한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거짓인지 여부도 법원이 판단한다. 이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수년간 걸친 이야기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7분 안에 답변해야 해 압축적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가 좀 꼬인 건 있다. 압박을 한 근거,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으니 말이 좀 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한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 이런 걸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했다”며 “누가, 언제 이렇게 (했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다.


문제는 1심 판결에 따라 이 대표·검찰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불 수 있다는 점이다. 법원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하고, 향후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잃게 된다. 또 다음 대선을 포함, 5년 동안 출마 자격도 없어진다. 유죄 판결이 사실상 이 대표에게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선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경우 민주당은 434억원에 이르는 대선 선거 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앞으로 법원 판단이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의 향후 행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다면 검찰은 ‘무리한 수사’라거나, ‘정치 수사’라는 야권 비판에 휩싸일 수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재판에 출석하기 전 “검찰이 검찰 권력을 남용해서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하고, 정말 안쓰러운만큼 노력하지만 다 사필귀정할 것”이라는 발언에 힘이 실리면서 검찰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될 수 있다.


현재 이 대표는 총 7개 사건으로 기소돼 4개 재판부에서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결심을 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외에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의혹 재판은 오는 30일 결심 공판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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