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인센티브의 기술'

■인센티브 이코노미(유리 그니지 지음, 김영사 펴냄)
개인 습관 교정·조직 목표 달성 등
인센티브, 다양한 영역 활용 가능
혁신에 보상하지만 실패도 처벌
'이중적 시그널'은 나쁜 결과 초래
도전·모험 장려에 집중해야 성공


지난 1985년 설립된 미국 비디오 체인점 ‘블록버스터’는 한때 미국내 비디오 대여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대여료는 물론 연체료로도 수익을 얻는 방식은 머지않아 소비자의 반발을 초래했다. 후발주자로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힘을 쏟았다. 블록버스터의 기존 경영진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비디오 대여 수익이라는 ‘손에 쥔’ 먹이를 놓지 못했고 결국 영화시장에서 사라졌다.


회사는 문제가 있는 직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퇴사 장려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둬야 받을 수 있는 돈을 준 것이다. 근로 의욕이 없는 직원은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고 이것은 아마존에도 이익이었다. 유혹을 거절하고 잔류한 직원은 회사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했다. 그래야 자신에게 이익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유리 그니지의 신작 ‘인센티브 이코노미(원제 Mixed Signals)’는 “세상은 인센티브로 돌아가고 또 이런 인센티브가 나와 조직, 그리고 세상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인센티브(incentive)는 단순한 보너스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하도록 사람을 부추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자극, 주로 금전’을 일컫는 말이다. 저자는 유대계 미국인으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캠퍼스 래디경영대학원 경제학 및 전략학 교수이자 잡지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7인에 선정됐던 인물이다.


저자는 아주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인센티브의 효과를 검증한다. 인센티브가 최적의 효과를 내는 측면을 찾아 기업 경영자, 정치가,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인센티브를 많이 준다고 해서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센티브가 해로울 수도 있다. 저자는 “개인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된 인센티브,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한다.


잘못된 인센티브를 줄 경우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당연히 혁신을 장려하고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지만 더불어 실패에도 강력히 처벌할 경우 어떻게 될까. 이런 이중적인 ‘시그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변화를 방해하며 머뭇거리게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처벌이 아닌 도전과 모험을 장려하는데 인센티브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개인적 인센티브와 팀별 인센티브도 잘 구별해야 조언한다. 조직원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개인 인센티브의 비중이 크면 팀워크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활용 쓰레기를 성실하게 분리 배출하는 사람 또는 자발적인 헌혈자를 예로 들어보자. 이들에게 대가로 현금을 줄 경우 이들은 행동을 멈춘다. 푼돈이나 받으려고 그 일을 했다고 오해를 사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반면 돈이 필요한 사람, 즉 마약중독자나 환자들이 헌혈을 하면서 ‘피’의 품질이 오히려 떨어진다.


일상 생활에서 기업인을 비롯해 부모, 교사, 연인 등 누구나 인센티브 게임을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는 사람은 이익을 얻는다. 인센티브는 한 개인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물론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성과를 높이며 기업이나 기관을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공동체 전체의 복지를 끌어올리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저자는 “인센티브 자체는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다.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도덕적일 수도 비도덕적일 수도 있다. 명백한 것은 세상은 인센티브로 돌아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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