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신청을 앞두고 선도지구 지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의 막바지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에서 선도지구 지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범단지 삼성한신·한양과 우성·현대아파트는 인근 소규모 연립주택 단지와 결합해 추가 가점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가운데 동의율 확보가 가장 치열한 지역이다. 특히 단지 수보다 가구 수가 많아야 평가 기준에서 유리한 만큼 가구 수 확대를 위해 소규모 단지들이 결합하는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남시는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자체 평가 기준으로 반경 2km 이내 나홀로 단지나 소규모 연립 등과 묶어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가점(2점)을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선도지구 평가 배점이 가장 높은 주민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마을버스 광고까지 내걸고 지난 추석 연휴에도 주민들의 동의서 작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들 단지 중 다수는 이미 90% 이상의 동의율을 확보했으며 만점인 95%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분당의 한 선도지구 추진 단지 주민은 "선도지구에 뽑히지 못하면 장기간 재건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 단지 간 경쟁과 눈치작전도 치열하다"며 "다른 단지보다 동의율을 0.1%라도 더 높이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신탁회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공공시행 방식을 선택한 단지들도 많다.
분당 수내동 파크타운과 푸른마을, 구미동 무지개마을 11·12단지, 장안타운 빌라 등 4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시행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분당 서현효자촌과 정자일로, 무지개마을 6∼10단지, 효자촌빌라 등은 신탁사와 MOU를 맺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조합방식은 선도지구 평가 항목에서 가점이 없기 때문에 우선 공공시행 또는 신탁방식 중 하나로 제출하고, 선도지구 지정 후에 다시 조합원 의견을 재수렴하겠다는 단지들이 많다"며 "이 과정에서 적잖은 갈등과 혼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신도시 역시 선도지구 지정 신청 마감일인 27일까지 동의율을 최대한 높이려고 분주한 모습이다.
일산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수익성은 차치하고 일단 선도지구 지정만으로 집값에는 호재가 되기 때문에 동의율 확보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동의율을 90%가량 확보한 단지들이 많은데 끝까지 동의율을 더 높인 뒤 마지막 날에 신청하는 곳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