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업용수는 핵심 인프라 시설인데…" 용인 산단 용수로 설치, 삼성·SK가 1.1조 부담

용수로 사업비 상당부분 대야
"인프라 구축 기업에 전가" 비판


2034년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공업용수로를 짓는 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최소 1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수로는 도로·전력망과 함께 산업단지의 핵심 기반시설로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에 민간기업이 천문학적인 부담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5면


22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2034년까지 약 2조 원을 투입해 팔당 취수원에서 용인 클러스터까지 총 82.9㎞에 달하는 통합 용수 복선관로를 설치한다.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라인(팹) 10개가 단계적으로 들어서면 하루 평균 134만 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용수로가 핵심 인프라 시설인데도 기업들이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대야 한다는 점이다. 통상 광역 상수도 사업은 정부 재정으로 진행된다. 중앙정부가 사업비의 30%를, 한국수자원공사가 70%를 부담한다. 하지만 용인 클러스터는 수도권에 위치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못 받는다. 중앙정부가 내야 하는 약 6000억 원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도나 전기요금은 기업이 쓴 만큼 내야 하지만 망 설치는 정부의 일”이라며 “미국은 반도체 기업에 조 단위 보조금을 주는데 우리는 인프라 설치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단 경계에서 공장까지 용수로를 설치하는 작업도 업체 몫이다. SK하이닉스는 여주보에서 36.9㎞의 관로를 추가로 이어야 한다. SK와 삼성은 각각 4000억 원과 1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용수로 건설에만 두 기업이 총 1조 1000억 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기재부는 “수혜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