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서 쓰레기통 뒤졌을 뿐인데"…'보호종' 북극곰, 결국 사살돼

아이슬란드서 2016년 이후 8년 만에 발견된 북극곰
민가 가까이 있다가 '위협'으로 간주…결국 사살

사살된 북극곰의 모습. AFP연합뉴스

아이슬란드에서 8년 만에 발견될 정도로 희귀한 북극곰이 민가 쓰레기통을 뒤지다 결국 사살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마을에서 150∼200㎏ 정도의 어린 북극곰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당시 북극곰은 여름 별장으로 사용되는 민가 가까이에 있었고 당시 집 안에는 고령 여성 한 명이 있었다. 이 여성이 겁에 질려 문을 잠그고 숨어 있는 동안 북극곰은 집 밖의 쓰레기를 뒤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위협'으로 간주돼 사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안경비대 헬기를 동원해 추가 수색한 결과 다른 북극곰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극곰 사체는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곰이 목격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곰 서식지가 아니지만 매우 드물게 그린란드에서 유빙을 타고 아이슬란드 해안까지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굶주린 북극곰이 육지로 올라가 인간과 북극곰 모두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도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곰은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사람·가축에 위협이 될 경우에는 사살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 남은 북극곰은 약 2만6000마리로 추정된다. 캐나다 외에 미국, 러시아, 그린란드, 노르웨이 등에서도 발견된다. 국제자연보존연맹은 북극곰을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고, 기후변화를 개체수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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