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에서 극도로 소비를 자제하는 현상이 번지자 유통업계가 재미있는(Fun) 경험과 리워드(Reward)를 결합한 ‘펀워드(Funward)’ 이벤트로 이들의 닫힌 지갑을 열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달 서울 강남대로 일대에서 ‘와퍼 타투(WHOPPER TATTOO)’ 캠페인을 진행해 매출이 전 주 대비 170% 뛰었다. 버거킹은 앞서 7월 부산 해운대점에서도 동일한 캠페인을 열어 매출이 전 주 대비 200% 증가한 바 있다. 해당 캠페인은 총 50종류의 ‘와퍼 타투’ 중 하나를 디지털 타투 기기로 원하는 신체 부위에 그린 뒤, 그 속에 숨겨진 리워드 바코드를 매장 내 키오스크에 스캔하면 뉴와퍼와 콜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색 체험형 이벤트 소식에 버거킹 해운대점에는 이틀간 약 3000명이 넘는 참여자가 몰렸고, 강남대로점은 5000여명이 찾아 화제성과 매출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 브랜드인 ‘UFC 스포츠’ 역시 7월 광주신세계에서 팝업을 열고 ‘풀업(턱걸이)’에 성공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색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남성은 턱걸이 5회, 여성은 2회 성공 시 20% 할인 혜택을, 남성 15회, 여성 4회 성공 시 한정판 피지컬 티셔츠를 선착순 증정해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고물가 상황에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즐거운 경험’과 ‘직·간접적 보상 혜택’을 결합한 이벤트를 통해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성수, 홍대 등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으로 꼽힌다.
재미 요소를 가미한 리워드 이벤트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유명 피트니스 체인 ‘베이직핏(Basic-Fit)’과 협업해 체험형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 중이다. 헬스장 내 이벤트 존에서 최근 출시된 ‘삼성 갤럭시 워치7’이나 ‘갤럭시 워치 울트라’ 제품을 착용하고 스쿼트를 하며 스크린 속 우주선을 조종하게 한 뒤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참가자 6명에게 갤럭시 워치 울트라를 증정하는 방식이다. 해당 이벤트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까지 46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네켄의 경우 6월 베트남에서 축구 경기와 연계한 이색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이네켄 실버’의 부드러운 맛을 홍보하기 위해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경기부터 골을 넣은 선수가 무릎으로 슬라이딩하는 세리머니를 하면 잔디 위에서 미끄러진 거리를 환산해 실시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링크를 SNS에 올린 것이다. 예컨대 선수가 2.3m를 슬라이딩 하면 소비자들은 해당 링크에 접속해 배달 서비스 ‘그랩’에서 23% 할인된 금액으로 하이네켄 실버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식이다.
업계는 재미와 즐거움 뿐만 아니라 직·간적접인 보상과 혜택을 더한 ‘펀워드’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황성필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최근 ‘조이코노미(Joy+Economy)’,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 등의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제품 구매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재미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 ‘의미 있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펀워드 마케팅의 성공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