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핀테크 규제 강화한다…외국환법 개정 시동

업무 범위 등 처분 기준 모호
불법행위 걸려도 제재 어려워


기획재정부가 3월 개인들이 해외에서 외화로 더치페이를 하거나 외화 선불 충전금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해 영업을 가능하게 하는 형태였다. 4월 초에는 하나카드가 해당 서비스 업체로 지정됐다. 하지만 핀테크 업체 ‘트래블월렛’은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없이 이 서비스를 진행했다. 정부의 방침 발표 전부터 ‘N빵 결제’로 해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트래블월렛의 서비스도 허용했지만 관리 감독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허점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핀테크 및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시 등록을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핀테크와 PG사들의 외환 관련 업무 범위 및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현재 외국환 업무 취급 기관이 규정을 어겼을 경우 업무 정지나 등록 취소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는데 현재 처분 기준 자체부터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소액 해외 송금 업체 수는 2017년 12개에서 지난해 말 현재 27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소액 송금인 데다 업체가 난립해 제대로 된 감독이 어려웠다. 이렇다 보니 더치페이 서비스처럼 기재부가 혁신금융 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특정 업체에만 허용한 사업을 미지정 업체가 해온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외환 관련 사업을 하려는 핀테크 업체들은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에 따라 소액 해외 송금 업체나 기타 전문 외국환 업체 등으로 등록하는데 등록 후 어떤 사업까지 영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범위가 모호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핀테크나 PG사들에 외환 업무를 허용할 당시 혁신 촉진을 위해 업무 범위를 포괄적으로 설정해뒀다”며 “다만 제대로 된 제한이 없다 보니 명백하게 안 될 만한 것을 했을 때도 제재를 하기 어렵고 제재 규정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국내 외환 업무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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