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앞 日자민 총재선거, '여자 아베' 다카이치 기세…고이즈미 3위로↓

[지금 일본에선]
니혼테레비 당원·당우 대상 긴급전화조사
극우 노선 뚜렷 다카이치 보수 표십 흡수
초반 강세 고이즈미 '부부별성제' 추진에
보수 지지층 반발…이시바 꾸준히 1위에
의원표 합산시 이시바·다카이치 결선확률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관련 닛테레 당원·당우 1007명 대상 긴급 전화 여론조사/자료: 닛테레 방송 화면 갈무리

차기 일본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지율 상위 3위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꾸준히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선거 초반 이시바 전 간사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에 역전당해 3위로 처지는 분위기다.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닛테레)는 지난 20∼21일 자민당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라고 밝힌 1007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재 선거 설문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지율 31%로 1위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28%로 2위였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4%로 3위였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27일 진행되는 당 소속 국회의원 투표와 26일 마감되는 당원·당우 투표를 합산해 1차 결과를 낸다. 의원 368표에 당원·당우 약 105만명 투표를 의원표와 동수인 368표로 환산해 더한다. 당초 의원표와 당원·당우 표 각각 367표씩 734표였으나 최근 보궐선거를 통해 의원 1명이 추가됨에 따라 양측 표수가 1표씩 늘어 736표가 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로선 최종 승자가 1차 투표만으로 결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선은 국회의원 368표, 지방도도부현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국회의원 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닛테레는 이번 조사 결과를 당원·당우 368표로 환산할 경우 이시바 전 간사장 121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110표, 고이즈미 전 환경상 54표가 된다고 전했다. 후보별 자민당 국회의원 지지 의원 수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50명대 중반, 이시바가 가30명대 후반, 다카이치가 30명대 초반 정도였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하면 이시바 약 160표, 다카이치 140여 표가 되고, 고이즈미는 약 110표가 돼 결선 투표에는 이시바·다카이치가 진출하게 된다. 다만, 자민당 의원 45명 정도는 아직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게 닛테레의 설명이다.


다카이치·고이즈미 두 후보의 희비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 21일 18세 이상 20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26%가 이시바 전 간사장을 차기 자민당 총재로 택했다. 같은 조사에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7%로 2위였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4%로 3위에 머물렀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 지지세가 꺾인 이유와 관련해 마이니치는 그가 1년 이내에 부부 별성 제도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제도에 반대하는 보수층 반발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일본 법률은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 성(姓) 중 하나만 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르는 게 대부분이다. 선택적 부부 별성은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자는 제도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달리 ‘여자 아베’로 불리며 극우 성향을 전면에 내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선택적 부부 별성 허용에 반대하면서 보수층 지지를 흡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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