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적 김삼순이냐"…드라마 재탕뿐인 OTT에 발길 돌리자 '할인 카드' 꺼냈다

내이름은 김삼순

국내에서 가입자 감소를 겪고 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들이 구독료 할인을 통해 이용자 모집에 나섰다.


한때 넷플릭스 대항마로까지 꼽혔던 토종 OTT웨이브가 구독료 할일으로 이용자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웨이브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440만명으로 전월 대비 0.4% 늘었다. 파리올림픽 단독 중계 효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증가세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같은 토종 OTT 티빙, 쿠팡플레이가 785만명, 685만명을 기록하며 MAU를 꾸준히 늘려가는 것과 비교해 웨이브 MAU는 1년 넘게 400만명대로 정체됐다.


특히 웨이브는 “볼게 없다”는 불만이 쏟아지며, 1년여 사이 월 이용자수가 200만명이나 이탈해 고심에 빠졌다.


이에 추석연휴 기간이었던 22일까지 연간 스탠다드, 프리미엄 이용권을 33% 할인한 웨이브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7일 동안 첫 달 구독료를 100원에 제공하고 2개월 동안 50% 할인 해주는 프로모션에 나섰다.


가장 많이 이용자들이 있는 웨이브 중간 요금제 스타다드 이용료가 1개월 1만 900원, 12개월은 8만 7500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월 5000원 가량 할인을 해주는 셈이다.


일단은 2개월 한시적이지만, 이용자 방어를 위해 할인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의 콘텐츠는 대부분 지상파 드라마의 재방송이다. 올들어 드라마,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전무하다. 2년 누적 적자만 2000억원에 달해 신규 투자를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자체 제작 드라마가 전무해지자 웨이브는 ‘내 이름은 김삼순(MBC)’ ‘미안하다, 사랑한다(KBS)’ 등 고전 드라마를 재탕해 이용자들은 “볼게 없다”며 떠났다.


디즈니플러스도 28일까지 신규 가입 고객 및 현재 유효 멤버십이 없는 재구독자를 대상으로 스탠다드 멤버십의 연간 구독료를 5만9500원에 판매한다. 이는 기존 9만9000원에서 약 40% 할인된 가격이다.


스탠다드 멤버십은 구독료 월 9900원에 1080p 화질을 지원하며, 동시 접속 기기는 2대로 제한된다. 광고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해당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월 구독료는 4900원으로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 할인이 최근 지속 중인 가입자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 디즈니플러스의 지난달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285만명으로, 지난해 9월 대비 28% 넘게 줄었다. 디즈니플러스의 MAU는 지난해 드라마 ‘무빙’의 흥행으로 394만명까지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무빙 이후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큰 폭의 가입자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디즈니플러스가 공개한 박훈정 감독의 ‘폭군’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 1위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디즈니플러스는 폭군의 흥행 기세를 이어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구독자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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