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전기 덜 먹는 청색 OLED 효율·안정성 모두 잡아

UNIST·성균관대 공동연구팀, 청색 인광 OLED 전력 효율 24%·안정성 21% 개선
OLED 구동 전압 낮춘 중간층 개발, 상용화 문턱 낮춰

비등방성 배열 기반 유기반도체 소재 디자인 전략. 연구그림=유니스트

청색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의 발광 효율과 안정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반도체 소재가 개발됐다. 차세대 고순도·고효율 디스플레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권태혁, 최원영 교수팀은 성균관대 이준엽 교수팀과 공동으로 청색 인광(Phosphorescence) OLED의 최대 난제였던 수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간층(Interlayer)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개발된 소재는 기존 대비 OLED 구동 전압을 크게 낮췄다. 전력 효율은 24%, 구동 안정성은 21% 향상됐다. 중간층으로서 청색 OLED뿐 아니라 무기물 기반의 차세대 발광 소자에도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인광 OLED 기술은 빛을 더 오래 효율적으로 내기 위해 삼중항(Triplet)을 활용하는 발광 메커니즘을 쓴다. 적색과 녹색 인광 OLED는 이미 상용화됐지만, 청색 인광 OLED는 구동 전압이 높고 수명이 짧아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청색 OLED의 구동 전압을 낮추고 빛의 손실을 줄이는 새로운 중간층을 개발했다. 기존 비틀린 분자 구조는 삼중항 구속(Triplet confinement)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전류 흐름에 한계가 있었다. 신소재는 이를 개선해 안정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전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와 물질이 가진 성질을 조절해 비등방성(Anisotropy) 배열을 만들었다. 전기 흐름을 고르게 하는 동시에 빛이 손실되지 않도록 개선한 것이다.


제1저자 황은혜 연구원은 “헤링본(Herringbone) 배열을 비틀린 분자 구조에서 구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새로운 유기반도체 소재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태혁 교수는 “발광층과 독립적으로 삼중항 구속과 전하 균형을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중간층 소재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발광 소자 연구를 더욱 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 자매지 켐(Chem)에 9월 19일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및 UNIS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청색 인광(Phosphorescence) OLED의 최대 난제였던 수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간층(Interlayer) 신소재를 개발한 연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태혁 교수, 최원영 교수, 김지연 연구원, 황은혜 연구원(1저자), 김민석 연구원. 사진제공=유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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