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침체와 극심한 실업률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학계에서 일하고 싶어 물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던 24세 청년이 동부 쑤저우 한 고등학교에서 청소부로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온라인으로 퍼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난징 항공우주대학 부속 쑤저우 고등학교는 지난주 이 24살 대학원생을 임시 계약 청소부로 채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중국 취업시장의 위축으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전해진 이 소식은 곧장 온라인으로 퍼져나갔다. SCMP는 “8월 현재 청년 구직자 5명 중 1명이 실직 상태인 가운데 청년들은 경력에 대한 야망과 경력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짚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률은 7월 17.1%에서 8월 18.8%로 더 올라갔다. 앞서 중국 정부가 너무 높은 청년실업률을 부담스러워하며 통계 방식을 수정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이 연령대 실업률이 21.3%로 최고치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잠시 중단하고 재학 중인 학생은 통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계산 법을 바꾼 바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가 재개된 청년 실업률은 14.9%였지만 이후로도 상승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은 경제를 안정시키고 대중 신뢰를 회복하려 애쓰는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압박 중 하나다. 광둥성 정부 소속 싱크탱크인 광둥개혁협의회의 펑펑 회장은 SCMP에 “올해는 모두가 실업 압박에 직면해 있으며 이제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현재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보모, 가사도우미, 청소 서비스 등의 분야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수 년 동안 수많은 졸업생들이 배달 기사로 취업했지만 이제는 이마저 완전히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청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란저우대학교와 중국과학기술대 등 여러 대학들에서는 최근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실제 중국과학원에서는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생 수가 학부생의 37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