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령 범죄자 많아"…이제 9월인데, 교정 “의료 예산 다 썼다”

교정 시설 과밀화 심화에
교정본부 의료비 예산 소진
교정 예산 상승 압력 커져
전문가들 "무조건 구속 관행 줄여야"

서울 남부교도소.

교정 시설 과밀화와 노령화 등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올해 교정 의료 예산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추가 예산을 받아야 하는 건데 교정 과밀화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의료 예산 등 교정 예산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교정당국 등에 따르면 올해 교정본부 의료비 예산 335억원(의료비 123억원, 수용자 건강보험료 202억원)이 9월 현재 사실상 모두 소진됐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교정본부에서 일선기관으로 거의 다 배정했고 일부 기관 잔액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교정 의료비 예산은 지난해에도 급증한 사례가 있어서 이를 고려해 예산을 배정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것이다.


이 같은 의료비 급증은 초과밀 수용과 고령화, 만성질환자, 정신질환자 등 중증질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비 집행 증가로 인해 의료비도 함께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용률은 113%로 5명이 들어가는 방에 7~8명이 들어가는 일이 많다. 교정기관마다 다르겠지만 한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두 평 되는 방에 대여섯명이 취침하는 경우도 있으니 수용자 역시 쉽게 고통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교정 과밀화로 의료비뿐 아니라 전체 교정 예산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미한 사범들은 가석방을 해준다든가 자택 구금 같은 비징역형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강력범죄가 줄어들고 있는데 단순 채무불이행이나 사기범들의 징역형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를 참작하거나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 무조건 구속시키는 관행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