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구급차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현장을 떠나 개원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수의료 전문의들이 전문과목과 동떨어진 진료과로 이탈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개설한 병의원 수는 2022년 12월 149곳, 지난해 12월 170곳에서 올 7월 192곳으로 늘었다. 최근 1년 7개월 사이 29%(43곳)가 늘어난 셈이다.
심평원 측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 현황 신고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이들 전문의가 개원하며 표시한 진료과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들 중 표시과목이 응급의학과인 경우는 없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개원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대부분 다른 진료과목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에는 필수의료 전문의들이 중증질환을 다루는 특성상 타 진료과에 비해 개원을 선택하는 일이 적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필수의료 분야가 위험도는 높은 반면 수가(의료행위 대가)는 낮은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비교적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개원가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역별 개인병원 수를 진료과별로 제한하는 개원총량제, 의사 면허 취득 후 일정 기간 수련을 거쳐야 개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진료면허제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