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쌍의 합동 결혼식이 동시에 진행됐다.
23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지원 속에 전국 50개 지역에서 전날 같은 시간에 총 5000쌍이 단체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번 단체 결혼식은 중국 민정부와 농업농촌부, 부녀연맹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것으로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중국 당국이 주선한 결혼식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5000쌍의 커플들은 베이징·정저우·홍콩·마카오 등 전국 예식장 50곳에서 중국 전통 예복을 입고 엄숙하게 결혼 서약을 낭독했다. 신혼부부들은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고 다짐하면서 결혼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가의 예물을 자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지역에 따라 수십 쌍과 수백 쌍의 커플이 부부의 연을 맺은 가운데 네이멍구자치구 예식장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300쌍의 부부를 탄생시켰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합동 결혼식은 저출생·고령화 사회를 맞은 중국에서 경제적 부담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인구통계 전문가 허야푸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혼인율이 감소한 것은 결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이번 합동 결혼식은 간소화된 예식을 장려해 결혼 비용을 줄임으로써 혼인율을 높이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던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2년과 2023년 잇달아 1000만 명을 밑돌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민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만 건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중국 지자체들은 한 건의 혼인신고라도 더 받겠다며 지난달 10일 칠석(음력 7월 7일)날 연장 근무에 나서는가 하면 산시성 시안시 정부는 신혼부부에게 복권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