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화천댐의 물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끌어다 쓰려면 매년 480억 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지역에서 화천댐과 관련한 피해 규모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해당 금액을 직접 보상해달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 지원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역 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갈등 관리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23일 화천군에서 월례 회의를 열고 정부의 화천댐 물 수도권 산단 공급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화천군 의회 측은 “화천댐 용수로 이득을 보는 특정 지역이나 기업을 위해 화천군민들이 무조건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화천댐 물을 수도권 산단에 쓰려면 연간 480억 원의 사용료를 환경부가 지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35년부터 화천댐에서 공업용수를 하루 60만 톤씩 수도권 산업단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화천군이 강원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결과 화천댐 건설 이후 1954년부터 2022년까지 댐과 관련한 직간접적인 피해가 3조 265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매년 약 480억 원 규모다. 화천댐 건설 뒤 이재민 발생과 농경지 피해 등을 계산한 수치로 피해액만큼 사용료를 내라는 논리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너무 일방적으로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중앙정부와 수요 업체들이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적정한 수준에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