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행장이 24일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 지원 방안을 내놓는다. 인민은행은 미국 연준의 빅컷에도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던 만큼 이번에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에 머물며 위기감이 커지자 성장 회복을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인민은행은 23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을 실시해 7일물 1601억 위안(약 30조 3000억 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고시했다. 이율은 1.7%다. 또한 역레포 14일물 745억 위안을 시장에 풀면서 금리를 종전 1.95%에서 1.85%로 0.10%포인트 내렸다. 공급된 자금과 이날 만기가 돌아온 역레포 1387억 위안을 감안하면 실제로 풀린 유동성은 959억 위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의 역레포 거래를 통한 시중 유동성 공급 등을 고려할 때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고 짚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20일 인민은행이 7일물 역레포 금리를 인하하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LPR 역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의 빅컷으로 급격한 위안화 약세 리스크가 완화된 데다 최근 중국의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시장 관계자 39명 중 27명이 1년물 LPR과 5년물 LPR이 모두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당일 인민은행은 1년물과 5년물을 모두 동결하며 시장의 예상을 비켜갔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인민은행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중국의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높아졌다. 최근 발표된 8월 주요 통계지표가 실망스러운 결과로 나타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공개적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 대해 강조했고 인민은행도 최근 추가적인 지원책을 준비 중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중국수석경제학자인 레이먼드 융은 “(역레포 14일물 금리의) 10bp(bp=0.01%포인트) 인하만으로는 경기 모멘텀 하락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지급준비율 인하, MLF 인하, 모기지 금리 인하와 같은 다른 정책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