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5분 내 사망' 캡슐, 논란 속 첫 사용 '파장'…관련자 체포

기기 닫고 버튼 누르면 5분 내 사망 방식
스위스에서 첫 사용되자 당국 조사 나서

7월 17일 스위스 취리히의 한 기자회견장에 전시된 조력 사망 기기 사르코. AFP연합뉴스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내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조력 사망 기기'가 현행법 위반 논란 속에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돼 파장이 일고 있다. 현지 수사 당국은 관련 인사들의 체포·수사 등 대응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 경찰은 사망을 돕는 캡슐 기기인 '사르코'(Sarco) 판매·운영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르코를 이용한 사람이 법에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목숨을 끊도록 방조·선동한 혐의다. 샤프하우젠주 검찰은 검거된 이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사르코는 사람이 안에 들어가 누울 정도 크기의 캡슐이다. 기기를 닫고 버튼을 누르면 내부 공간의 산소가 질소로 대체돼 5분 내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르코는 아직 관계 당국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전날 오후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 오두막집에서 사용돼 이용자인 60대 미국 여성이 사망했다. 관련 제보를 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기기 판매·운영 관련자들을 체포했다.


5년 전인 2019년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알려진 사르코는 지난 7월 조력 사망을 허용하는 국가인 스위스에서 제품 공개 행사가 열렸다.


조력 사망은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직접 약물 투여 등 방법으로 스스로 죽음을 맞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인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락사와 구분된다. 스위스에서 조력 사망을 위해서는 2주 간격으로 최소 2번 의사의 심층 상담을 거치게 돼 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 7월 사르코 공개 행사 개최 후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해석을 근거로 이 제품의 사용·판매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 관련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질소 사용을 규정한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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