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086520)가 신사업에 진출하는 가족사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의 유상증자에 약 6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지주사로서 책임 경영 차원에서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는 25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유상증자에 총 606억 원(예정 발행가액 기준)의 자금을 투입해 보통주 171만5695주를 확보한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최대주주인 에코프로가 기본적으로 배정받는 신주 물량은 142만9746주인데 기존주주에게 부여되는 초과 청약 한도 최고치(20%)까지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에코프로 측은 “가족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신사업 확대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노력을 지원하고 그룹 내 2차전지 밸류체인 강화 및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서 120% 청약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의 환경 사업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과 케미컬 필터를 생산 공급해 환경 산업을 선도해왔다. 환경사업을 넘어 반도체 및 2차전지 소재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유상 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유상증자청약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2월 26일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번 유상증자로 총 2002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 중 절반가량은 신사업 확대에 투입된다. 우선 반도체 소재 사업을 위한 설비 투자에 3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정용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전공정용 재료와 패키징 공정 소재에 대한 개발을 마무리하고 일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 소재 개발을 착수해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번에 공모한 자금을 바탕으로 샘플 테스트와 준양산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600억 원을 투입해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양극재 및 전해액 첨가제 제조에 필요한 설비 확보에 해당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환경 및 탄소저감 분야, 연구개발(R&D) 설비 투자에 유상증자에서 확보한 자금이 투입된다.
현재 에코프로는 리튬을 비롯한 이차전지 원재료, 전구체, 양극재 제조부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일괄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양극재 및 전해질 첨가제를 제조하면 양극재 공정에 필요한 대부분의 원재료를 그룹사 내부에서 수급할 수 있게 돼 수급 안전성이 높아지고 품질 관리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에코프로 그룹의 모태 기업으로서 그룹이 글로벌 1위 양극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며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환경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