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법 준수를 위한 자발적 준수 협약에 애플과 메타플랫폼이 불참했다.

EU 집행위원회가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AI 협약’ 서약 기업 명단에는 삼성을 비롯한 11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지만 애플과 메타는 빠졌다. 프랑스 대표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 역시 동참하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메타 대변인이 “현재로서는 AI법 시행 전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추후 AI 협약에 동참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스트랄AI 역시 AI법에 대한 자발적 준수 협약에 불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참여한 이번 협약은 EU가 추진 중인 AI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유예 기간에도 안전하고 투명한 AI 사용을 위한 노력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서약이다. 115개의 서약 기업들은 고위험 AI 기술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는 자사 시스템을 사전 점검할 예정이다. AI법 준수를 위한 조직 내 AI 거버넌스 전략 수립 등도 요구된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전체 서약 기업 가운데 절반이상이 AI 기술 사용 시 인적 감독 보장, 딥페이크 등 특정 유형의 AI 기반 콘텐츠 표기 등 추가적인 노력 역시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이 자발적 준수 협약 단계에서부터 불참을 선언하면서 AI법 시행 이후에도 이들 기업이 EU 집행위의 판단에 불복하는 등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I법은 8월 발효됐지만 고위험 AI 규제 등 대부분 규정이 전면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EU 집행위는 자발적 협약 참여를 촉구해왔다.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인 EU의 AI법은 특정 제품이나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를 가한다.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이 높을수록 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AI 기술 관련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전 세계 연 매출의 1.5%를, 의무 규정 위반할 경우에는 3%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될 수 있다. 금지된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으로 법을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7%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일부 규정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며 2026년 8월부터는 전면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