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지수 공개 후 엇갈린 시장 반응…중소형株 약진, 통신·금융株 실망 매물

■밸류업지수 발표에 주가 희비
엘앤씨바이오 6%·넥스틴 4%대 ↑
외국인·개인 매수세 유입으로 강세
전문가 "상승탄력 더 커질것" 전망
KB금융·하나금융·KT 등은 줄하락
수혜주로 꼽혔다 편입 실패에 타격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스퀘어에서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부진한 증시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던 밸류업지수가 공개됐지만 첫날 주가 흐름은 기대에 못 미쳤다. 편입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빠진 게 적지 않았는데 그나마 시장의 예상과 달리 지수에 ‘깜짝’ 포함된 중소형주들은 강하게 상승하며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그간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 및 통신 종목은 상당수가 지수 편입에 실패한 데 이어 이날 주가도 실망 매물 속에 하락을 면치 못해 대비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그간 대형주에 비해 스포트라이트가 적었던 중소형주 중심으로 매수세 유입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X세미콘(108320)·엘앤씨바이오(290650)·넥스틴(348210) 등 전날 공개된 ‘코리아 밸류업지수’에 포함된 중소형주들이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의약품 제조 기업 엘앤씨바이오는 6.27% 오른 1만 9330원, 반도체 전공정용 패턴 결함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넥스틴은 전날 대비 4.11% 상승한 4만 9350원에 마감했다. LX세미콘과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제조 업체 심텍(222800)도 각각 2.09%, 0.75% 올랐다.


하지만 밸류업지수에서 제외된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밸류업 1호 공시’ KB금융(105560)은 지수 구성 종목에서 빠지면서 전날 대비 4.76%, 하나금융지주(086790)은 3.19% 각각 내렸다. 마찬가지로 지수에서 제외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도 이날 주가가 각각 1.38%, 2.17% 떨어졌다.




특히 금융 업종의 타격은 더 컸다. 그간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 왔던 터라 투자자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왔는데 밸류업지수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실망 매물에 차익 실현 매물도 겹치며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실제로 지수 구성 종목으로 포함된 신한지주(055550)도 전장 대비 5.14% 떨어진 5만 3500원,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33% 내린 1만 5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융과 통신 업종의 주가를 끌어내린 결정적 요인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487억 원, 369억 원 팔아치웠다. 신한지주는 외국인이 71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투자가가 126억 원어치를 던지며 매도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다. SK텔레콤과 KT도 기관이 각각 35억 원, 22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중소형주들은 외국인과 개인이 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엘앤씨바이오는 이날 외국인이 10억 5900만 원어치를 사들였으며 LX세미콘도 2억 2200만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넥스틴은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한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해내며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시장 자금이 밸류업 구성 종목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그간 밸류업 흐름에서 소외됐지만 지수에 깜짝 편입된 중소형 종목의 상승 탄력이 더 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밸류업 기대감으로 지수 편입이 점쳐진 종목들은 이 부분이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지수 포함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종목은 이번 발표로 인해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 편입이 예상됐지만 포함되지 못한 종목의 경우는 투자 자금이 빠져나와 예상치 못한 지수 편입 종목으로 이동할 수 있어 주가 흐름도 좋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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