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자금 확보를 위해 영풍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린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빚투 펀드’라고 26일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3000억 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꼬집었다. 대표들이 없는 와중에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법적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얘기다.
고려아연은 “특히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 등은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다른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콜옵션의 가격 등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주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MBK 측의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 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빚만 무려 1조 8000억 원으로 말이 사모펀드지 펀드자금은 몇천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MBK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이 모두 이탈하고, 인력 감축과 노조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의 생산 차질, 국내 산업을 넘어 국제금속 가격의 교란 등 앞으로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이번 M&A에 더 많은 돈을 쓸수록 비철금속 제련업과 이차전지 산업,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고려아연의 핵심 인력과 기술, 자산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