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결핵, 치매 치료 새 패러다임 열었다

최형진·목정하·윤승용 교수 '화이자의학상' 수상
예방·치료제 없는 질환 해답 제시
각각 기초·임상·중개의학상 받아
崔, 비만 치료제 적용 기전 규명
睦, 결핵 단기치료 효과 첫 입증
尹, 단백질 표적항체 새로 발굴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22회 화이자의학상 기초의학상 수상자 최형진(왼쪽부터) 서울대 의과대 교수, 임상의학상 수상자 목정하 부산대 의과대 교수, 중개의학상 수상자 윤승용 울산대 의과대 교수. 사진 제공=한국화이자제약

비만 치료제 작용 기전을 규명한 최형진 서울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가 화이자의학상의 기초의학상을 수상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한 목정하 부산대 의과대 내과학 교수는 임상의학상,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 물질을 발견한 윤승용 울산대 의과대 뇌과학 교수는 중개의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화이자의학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순수 의학상으로 수상자들은 의학 발전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6일 ‘제22회 화이자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화이자의학상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주관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후원하는 상으로 한국화이자제약 창립 30주년인 1999년 제정됐다. 수상 부문은 총 3개로 2년 이내 발표된 개별 논문들에 대한 우수성·창의성·과학성·공헌도 등을 평가해 가장 우수한 논문을 선정해 수상자를 발표한다.


기초의학상 수상자인 최 교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의 중추신경계 작용 기전을 규명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최 교수 연구팀은 GLP-1이 시상하부의 배부름 신경을 증폭시켜 음식 섭취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최 교수는 비만·당뇨병 등 대사 질환의 뇌신경과학적 원인과 치료를 주제로 한 논문을 뉴런 등 세계적인 학술지를 통해 출판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임상의학상 수상자인 목 교수는 결핵균이 여러 약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결핵 치료에서 9개월 단기 요법이 기존 주사제를 포함한 20개월 장기 요법보다 열등하지 않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올해 2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와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결핵진료지침에 반영되는 등 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한국은 26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결핵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로 이번 연구는 국내 공중보건 증진과 결핵 퇴치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중개의학상 수상자인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타우병증 치료에 단서가 될 수 있는 타우 단백질 표적 항체 ‘Y01’를 새롭게 발굴했다. 해당 항체가 타우병증 예방과 신경 퇴행성 질환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세포와 실험 동물 모델을 통해 검증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알츠하이머병 대상 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윤 교수의 논문은 미국 임상연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기재됐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연세대 동문회관 중연회장에서 개최된다. 총상금은 1억 5000만 원으로 수상자에게는 부문별로 5000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은 “이번 수상 연구들은 비만·결핵·치매 등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충족 수요(예방 및 치료제가 없는 상태)가 있는 질환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의학 발전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평가했다. 오동욱 한국화이자제약 대표는 “의학 발전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이룬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굴하고 연구 의욕을 고취시켜 혁신을 불어넣는 연구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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