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출시 임박… 경쟁약 국내 유통 수혜 기업은 어디?

마운자로, 식약처 허가 받고 내년 출시 예상
국내 유통 제약사 '매출 점프' 가능성에 주목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가 다음달 국내 출시를 확정한 가운데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출시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어떤 기업이 이들 제품의 국내 유통을 맡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국내 유통사의 매출도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다음달 중순 국내 시장에 위고비를 출시한다. 환자가 스스로 주사해야 하는 위고비는 주 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 경과 후 주 1회 2.4㎎까지 단계 증량하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임상 시험 결과 68주간 고용량 위고비를 투약한 참가자들의 체중은 평균 15% 감소했다.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비만약인 ‘삭센다’는 매일 1회 주사해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로 환자 편의성을 높여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일라이릴리도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릴리는 올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마운자로의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다. 지난해 7월 당뇨병 치료용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데 이어 비만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미국에서는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를 ‘젭바운드’, 당뇨병 치료제를 마운자로로 구별해 부르지만 국내 제품명은 모두 마운자로로 같다. 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출시 시점을 내년 5월께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마운자로의 국내 유통을 어떤 기업이 맡느냐다. 위고비의 국내 유통은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비만약인 삭센다를 유통했던 쥴릭파마코리아가 맡을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이들 비만약은 공격적인 마케팅·영업 활동 없이도 매출 기여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올 1분기에만 위고비는 전 세계에서 약 93억 7700만 덴마크크로네(약 1조 8000억 원), 마운자로는 5억 1740만 달러(약 7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제품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마운자로 유통사 후보로 우선 거론되는 제약사는 보령(003850)이다. 보령과 일라이릴리의 오랜 사업 관계가 주된 근거다. 보령은 2020~2022년 일라이릴리로부터 특허가 만료된 항암제 ‘젬자’(젬시타빈)와 ‘알림타’(페메트렉시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레사’(올린자핀) 등 국내 판권을 인수한 바 있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당뇨약 ‘트루리시티’ 상품 판매 계약을 맺었다. 보령은 주력 제품으로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를 보유해 대사질환에 강점을 보유한 제약사로도 꼽힌다.


다음으로는 한미약품(128940)과 종근당(185750)도 거론된다. 한미약품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복합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고혈압 치료제 ‘아모디핀’ 등을 대표 제품으로 보유한 대사질환 분야 강자다. 종근당은 알보젠의 비만 치료제인 ‘큐시미아’ 공동판매 및 유통을 맡고 있다. 블루엠텍(439580)의 경우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2차 도매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만약이 워낙 주목을 받다 보니 국내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갖고 있고 대사 질환 쪽에 강점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유통사로 거론되고 있다”며 “아직은 추측성이라 실제 계약 체결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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