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2670 선을 회복했다. 전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깜짝 실적 발표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영향이다. 연일 국내 주식을 내던지던 외국인도 7거래일 만에 다시 복귀하며 1조 6000억 원 이상을 쓸어담았고 기관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75.25포인트(2.90%) 오른 2671.57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으로는 지난달 블랙먼데이 다음 날 브이(V) 자 반등세를 보였던 6일(3.30%) 이후 한 달 반여 만에 최대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19.88포인트(2.62%) 오른 779.18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908억 원, 8018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 2567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들어 25일까지 8조 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7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선물시장에서도 9462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 상승에 베팅했다. 외국인은 전날 하루 동안 코스피·코스닥 현·선물 도합 1조 6757억 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시 회복 국면에서도 돌아오지 않던 외국인이 이미 많이 비어 있는 수급 상황에서 반도체를 사야 하는 이유가 생기자 강한 매수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28%), 의료정밀(4.06%), 금융업(3.53%), 제조업(2.99%) 등 전 업종이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특히 반도체주와 금융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에서 제외되면서 급락했던 KB금융(105560)(3.97%), 하나금융지주(086790)(5.55%)도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64억 원, 997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2646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HLB(028300)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6.04% 오르며 알테오젠(196170)(3.18%)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겠지만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환경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 나아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신흥국 증시 상승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책 기대감으로 인한 상승 폭을 반납하는 듯했던 중국 증시도 빈곤층 현금수당 지급 방안 등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와 함께 다시 상승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단기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우려에 대한 해소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한결 개선시켰다”며 “미국에서 11월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면 당분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