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음 달 다시 한번 표 대결을 펼친다. 11월 28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편 여부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미사이언스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총을 11월 28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임시 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제안한 2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1개 등 총 3개 안건이 상정된다.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건,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했다. 임 씨 형제 측은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감액 배당 건을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임 씨 형제가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승리하며 9명의 이사 중 5명을 확보하며 우세를 보이고 있다. 3자 연합 측 안건이 임시 주총에서 모두 통과될 경우 이사회는 다시 6대5 구도로 재편돼 3자 연합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다만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과 기타 소액주주 등의 지지가 필요하다.
정관 변경 없이 3자 연합 측 이사 1인만 신규 선임되면 이사회는 5대5가 된다. 신규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이 경우 이사회 의사 결정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나온다. 특별관계자를 포함해 3자 연합 측은 48.13%, 형제 측은 29.7%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1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발표하고 임 씨 형제 측이 반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정기 주총에서 신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형제 측이 경영권을 장악하고 통합을 무산시켰지만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 임 부회장과 3자 연합을 구성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주장하면서 분쟁이 재점화됐다.
한편 임시 주총 일정이 정해짐에 따라 3자 연합이 이달 4일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 사건은 판단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3자 연합은 임시 주총 소집 재청구에 대해 회사 측이 답변하지 않는다며 법원에 허가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