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정보포털에서 골프를 입력하면 규제 관련 정보가 466건이나 뜹니다.”
유재구 중앙대 체육대학 교수(중앙대 스포츠융합연구소 소장)는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서울경제 골프산업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스포츠 산업 중 골프는 독립 산업으로 인정될 만큼의 규모를 갖추고 있으면서 규제가 가장 많은 종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처음 마련된 이번 포럼의 주제는 ‘K골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묻는다’다.
유 교수는 “골프에 대한 규제가 과잉 금지의 원칙, 침해의 최소성, 조세형평주의 등에 반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할 시기”라며 “더 이상 ‘골프이기 때문에’라는 낡은 접근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불필요한 규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골프 산업뿐 아니라 관광 산업과 지역사회 발전도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규제 개혁의 방향과 관련해 “민간 자율을 극대화해 경쟁을 촉진하고 비현실적인 규제는 정비해야 한다”면서 “꼭 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수단과 기준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코스 내 그린과 티잉 구역, 벙커 등을 구분해 등록하기 때문에 이런 시설의 경미한 개·보수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에 변경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는 대표적인 ‘규제 말뚝’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지난해 시행한 골프장의 3분류 체계(회원제·비회원제·대중형)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500여 곳의 골프장 중 비회원제는 11곳에 불과하다. 또한 3분류 체계 이후 그린피 인하 효과도 사실상 없다. 운영 주체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2분류 체계로 현실화를 하거나 운영 형태에 대해서는 골프장의 자율에 맡기고 제도에 의한 과세가 아니라 매출에 의한 과세를 도입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970년대 제정한 개별소비세는 폐지하는 게 마땅하고 골프장 재산세 중과세 문제는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스포츠 산업이 자율화되고 창의적으로 확장된다고 해서 국민의 스포츠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개념은 이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잘못된 규제로 골프 진입장벽이 높은 측면이 있다”며 “시장 자본과 기본권은 상충 관계로 보일 수 있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상호 교섭하되 독립적으로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사회적 합의와 정교한 정책 보완 관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