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더니…마이크론 목표주가 올린 모건스탠리

깜짝 실적에 100→114달러로
열흘만에 슬그머니 상향 조정
“수급전망 실패 인정한 꼴”지적


최근 ‘반도체 겨울론’을 펼치며 국내 증시에 충격을 안겼던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열흘 만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목표주가를 슬그머니 올렸다. 목표주가를 30% 하향한 뒤 열흘 만에 다시 올리는 갈지자 행보를 보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 진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이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인 26일(현지 시간)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종전 100달러에서 11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예상치 못하게 강력한 엔터프라이즈 낸드플래시 수요가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며 “개인용컴퓨터(PC) 및 휴대폰 수요 감소는 아직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이달 16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30% 가까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낸드와 D램 모두 힘을 잃고 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아 정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수요가 확인되자 열흘 만에 다시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며 반도체 고점론에 불을 지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내려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최근 보름여간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업황 진단이 냉·온탕을 오간 탓에 국내 증시가 더 큰 충격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다시 조정한 것이지만 열흘 만에 정반대 의견을 내는 게 상식적이지는 않다”며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칩 수요는 과거 사이클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는 1.6% 올라 18만 38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 임원 9명은 총 19억 원(27일 종가 6만 4200원 기준)어치 2만 97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