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지역의 1년생 이하 어린 남방큰돌고래 사망률이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전을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단체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27일 발행한 ‘제주 동부지역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의 보전’ 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제주 개체군의 경우 1년생 새끼 사망률이 2015년 17%에서 2018년 47%로 30% 포인트 높아졌다. 호주 샤크만 24%, 일본 미쿠라섬 13%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에서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지난달까지 새끼 남방큰돌고래 10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지난 7월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서귀포시 일과리 해상에서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안 돼 보이는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확인했다”며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주둥이에 올려놓고 유영하는 어미 돌고래가 포착됐다”고도 전했다.
단체는 절반가량에 이르는 새끼의 사망률이 개체군 유지에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가장 큰 위협 요소가 인간의 활동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연안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질 하락, 증가하는 선박 관광으로 인한 생태적 교란, 해양쓰레기로 인한 얽힘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관광 선박이 접근할 경우, 남방큰돌고래는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와 유사한 행동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는 제주 서부만큼 동부에도 남방큰돌고래가 많이 서식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동부 일부 해안선부터 해상으로 5.5㎞까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보호를 위한 관리가 미흡한 것을 지적하며 보호 목적의 실효적인 감시 체계 구축, 선박 관광 제한이나 근절, 어업 쓰레기 수거 대책 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 해역에 사는 30여 종의 고래류 중 개체수가 가장 적은 종으로, 한반도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해양보호생물이다. 과거에는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