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취득한 정황이 금융당국 조사 결과 포착돼 제재절차에 돌입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구 대표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업체 A사의 주식 3만주를 취득하면서, 발표되기 전의 투자유치 정보를 활용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안건을 금융위원회에 넘겼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증선위 결정에 따라 관련 사건은 검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될 수 있다.
A사는 심장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등을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해 4월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성장 투자 플랫폼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투자를 결정한 인물은 구 대표의 남편인 BRV캐피탈 윤관 최고투자책임자(CIO)이다.
A사 주가는 1주당 1만8000원 수준에서 500억원 투자 유치 성공 발표 당일 16% 넘게 급등했고, 한때 5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구 대표는 A사 주식 취득건이 논란이 되자 지난 5월 해당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하려고 했지만, 재단 이사회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수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