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일촉즉발…이란 최고지도자 "모든 수단 동원해 헤즈볼라 지원"

헤즈볼라 수장 제거 발표 직후 성명…신변 안전 위해 대피설
헤즈볼라 나스랄라 사망 확인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것"
이란내 레바논 파병론도 거론…가자전쟁 1년 앞두고 확전 위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에 대한 전체 무슬림의 지원을 선포하면서 중동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따른 가자전쟁이 오는 10월7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중동 전역으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직후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전면 지원을 선언했다.


하메네이는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가 최전선에 있는 저항군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의 집권 테러리스트 갱들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에서 전쟁 범죄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며 "시온주의 범죄자들이 레바논의 헤즈볼라의 강력한 구조에 중요한 피해를 입히기에는 너무나도 하찮다는 점을 알게 하라"고 했다. 저항의 축이 대(對)이스라엘 전선을 강력하게 구축해 전면적인 반격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함께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란 관리인 모하마드 하산 악타리는 이날 미 NBC 방송에 "우리는 1981년 그랬듯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할 수 있다"면서 "레바논과 골란고원에 군대를 배치하는 것에 대한 승인이 분명히 내려질 것"이라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헤즈볼라도 이날 나스랄라 사망을 공식 확인하고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메네이는 현재 신변 안전을 위해 보안을 강화한 이란 내 모처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지속되는 정밀 타격 이후 이란의 도움을 요청해 왔지만, 이란 당국은 그간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확전에는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나스랄라 제거 발표가 공식 확인될 경우 중동은 확전 기로에 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개입 수위에 따라 향후 중동 안보가 재앙적 결과를 맞을지, 돌이키기 어려운 확전 사태를 가까스로 피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역은 전운이 고조되면서 유럽연합(EU)이 항공사들에 이 지역 상공 운항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이날 성명에서 "전반적인 공습 강화와 안보 상황이 악화했다"며 항공사들에 "레바논과 이스라엘 영공 내에서 운항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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