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11월 15일부터 양일간 페루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을 시사했다. 미국 대선 직후 펼쳐지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일·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외교적 빅 이벤트가 잇따를 전망이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은 제79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면서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약 45분간 회담을 갖고 11월 APEC 정상회의 등에서 고위급 교류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조 장관은 "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고위급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왕이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APEC 정상회의는 통상 한국의 대통령과 중국의 국가주석이 참석해왔다. 이 때문에 한중 외교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올 해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거론한 배경에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부쩍 가까워진 한중 관계도 이 같은 기대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페루 APEC 정상회담이 올 해 외교의 가장 큰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담이 미국 대선 직후 열리는 만큼 각국간 전략적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우선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시바 총리가 취임 직후 열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양국 정상간 관계를 한층 돈독히 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마지막 한미정상회담에 더해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미 대선의 향방에 따라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선언 등 외교 전략을 조율할 필요도 큰 편이다. 앞서 한미일 3국의 외교수장은 연내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도 거론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왕 부장과 만난 후 “양국은 정상간 소통의 중요성에 동의했기 때문에 향후 몇주 내지 몇달 안에 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