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034300) 최대주주인 이마트가 약 390억 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 매수하고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 다만 신세계건설 주식 거래량이 최근 폭증하고 주가도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정보가 사전에 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30일간 신세계 건설 지분 27.33%(212만661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 27일 종가 1만6050원 대비 14% 높은 1만8300원이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신세계건설 주가는 지난 11일 1만2500원이었다. 뚜렷한 호재 없이 이날을 포함해 최근 10 영업일 중 9 영업일 동안 상승하며 상승률이 30%에 달한다. 최근 5영업일 평균 거래량은 2만4300여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인 5910주 대비 4배 이상 폭증했다. 올 초부터 잇따랐던 여러 공개매수 거래 발표에 앞서 사전에 거래량이 폭증하고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가 많았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또다시 포착된 것이다.
언론의 계속된 지적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면서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은 잦아드는 추세였다. 실제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도 발표 전까지 시장의 선행매매 움직임은 없었다는 평가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공개매수 경험이 없어 이런 선행매매 의혹에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마트는 현재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세계건설도 자사주 2.21%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 전량을 시장에서 취득하고 상장 폐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건설은 응모율에 관계없이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사들일 예정이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놓인 신세계건설을 정상화 하기 위해 올해 4월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 등 핵심 경영진들을 모두 교체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은 올 상반기까지 4248억 원, 영업손실 643억 원을 내는 등 적자에 빠져 있다. 유동성 과잉 시기 무리하게 시공권을 따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덮치자 회사 재무 상태가 부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세계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부문 영업양수도(2078억 원) 계약을 통해 매각했고, 지난 5월 6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