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특혜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본인도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10차 회의록 공개' 카드를 꺼내들었다.
홍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 4차전 참가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이 있을 것"이라며 "그거라도 언론에 공개해 투명하게 검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한 뒤 그의 역할을 이어받은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는 홍 감독을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 이사는 최종 후보 3인에 들었던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거스 포예트 감독을 유럽에서 만나고 귀국한 직후 당시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을 만나 대표팀 사령탑을 제의했고, 홍 감독이 다음날 이를 수락하면서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 이사가 이어받은 감독 선임 권한에 대한 이해, 전력강화위원들의 위임 동의 여부, 홍 감독에 대한 PPT 발표, 면접 등 검증 절차를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했고,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로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불공정 논란이 불붙었다.
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지난 24일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 이 이사 등이 출석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임 과정 막판 행정 착오가 있었던 것 같지만 전반적인 절차는 정당하게 진행된 걸로 보인다며 "이 문제를 가지고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홍 감독은 "나도 답답하다. 국회에서 여러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홍 감독은 그러면서 "(선임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쳤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했다. 어떤 평가를 받았냐고 했더니 가장 높은 점수라고 했다"며 "그래서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국회에 가보니 (전력강화위원) 전원 동의 여부 등 내가 들었던 말들과 조금 다른 게 있더라"라며 "협회에서 전체적으로 공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차 회의록을 언론에 공개해 투명하게 검증해보자는 제안을 던진 홍 감독은 "협회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도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10차 회의록 공개 여부 관련,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10차 회의에서 사실상 감독 선임 관련 논의는 다 끝난 걸로 나와 있다"며 "이후 진행된 회의는 11차 회의가 아닌 임시 회의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업무를 위임받으면서 전강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을 들여다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달 2일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