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정신 새기며 혁신…57년만에 '꿈의 1억대' 돌파

◆현대차 글로벌 누적 생산 1억대 달성
故 정주영, 울산에 공장 짓고 생산
불굴의 도전으로 첫 독자엔진 개발
해외생산거점 늘려 年 500만대 출고
정몽구 '품질 경영'도 성장세 한몫
역대 베스트셀링카 아반떼·엑센트順

문용문(왼쪽부터) 현대차 노조지부장과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및 CSO 사장, 고객 김승현 씨가 30일 울산 출고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누적 생산 1억 대 달성 기념행사’에서 1억 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 5’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누적 생산량 1억 대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967년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선대 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지 57년 만이다. 꾸준한 성장을 이뤄낸 배경으로는 집요한 연구개발(R&D)과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이 꼽힌다.


현대차(005380)는 글로벌 누적 생산량이 이달 1억 대를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1억 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누적 생산 1억 대의 토대를 세운 것은 정 선대 회장이다. 정 선대 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일찍이 통찰력을 발휘해 1967년 현대차를 설립했다. 이듬해 정 선대 회장은 울산에 조립 공장을 짓고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을 들여와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는 당시 설립된 지 고작 1년도 되지 않은 자동차 회사가 하기에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후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인 포니를 양산하며 자동차 대중화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주영 고(故) 선대 회장.

정 선대 회장의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수준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1986년 누적 생산 100만 대를 달성하는 데까지 19년여가 걸렸지만 이후 달성 주기는 점차 짧아졌다. 10년 후인 1996년에는 1000만 대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며 2013년 5000만 대, 2019년 8000만 대를 달성한 뒤 올해 9월 1억 대를 넘어섰다. 57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총 1537만 대가 팔린 아반떼다. 그 뒤로 엑센트(1025만 대), 쏘나타(948만 대), 투싼(936만 대) 및 싼타페(595만 대) 순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꾸준한 연구개발이 높은 생산량을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1991년 국내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했으며 1994년에는 자동차 생산의 모든 요소를 국내 기술로 제작한 ‘엑센트’를 선보였다. 이후 1996년 현대차 R&D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를 설립해 현대차 신차와 신기술 등 기술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


일찍이 해외 생산 거점을 공격적으로 늘렸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현대차는 1997년 튀르키예 공장을 처음으로 준공한 후 인도 공장(1998년), 미국 앨리배마 공장(2005년), 브라질 공장(2012년), 인도네시아 공장(2022년) 등을 잇따라 설립해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500만 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HMGMA)와 인도 푸네 공장 등도 최근 가동을 준비하면서 100만 대 생산능력을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차종별 역대 글로벌 누적 생산 순위.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1999년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통해 차량의 품질이 기업의 근본적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전과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2001년 양재 본사에 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지금까지 24시간 품질과 관련한 전 세계의 불만 사항을 접수해 데이터화하고 있다. 또 불량 요소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조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 공장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생산 차량 1억 대 달성 기념행사를 열었다. 1억 1번째 차량은 전기차인 아이오닉 5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시대로 대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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