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의 주당 인수 가격을 낮췄다. 대신 신주 발행 물량을 늘려 인수 가격은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때보다 700억 원 정도 늘어난 1조 8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인수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이사회를 열고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3%와 신주 27.16%를 1조 8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인수 절차가 끝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한국타이어는 5월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를 주당 1만 250원,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 12.2%를 주당 5605원에 취득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후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됐다. 양측은 협의 끝에 구주 취득 가격은 주당 1만 원, 신주 발행 단가는 26.9% 내린 4100원으로 조정했다. 대신 신주 발행 물량을 늘려 전체 인수 가격은 1조 8000억 원으로 증액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 등을 좀 고려해 한온시스템 주당 인수가나 신주 발행가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향적인 자세로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 거래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로 전기차 부품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핵심 자회사인 한국타이어를 통해 전기차 타이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매출을 견인했지만 앞으로는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으로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차량용 열관리 시스템의 세계 시장 점유율 13%인 2위 업체에 해당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앤컴퍼니 측과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짓기 위한 본계약 체결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계약 체결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분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 총액은 약 26조 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