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단말기 안 돼, 계좌이체로 해줘”…'바가지 논란' 광장시장은 지금

지난달 QR메뉴판 전면 도입됐지만
단말기 등 핑계로 현금 결제 유도
정량표시제 안 지켜…”일방적 요구”

YTN 보도화면 캡처

“카드는 안 돼요. 계좌이체를 (해야). 내가 잘 못 해요. 내가 잘 못 찍어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가지 요금’을 받는다는 논란이 거셌던 광장시장에 지난달 QR 메뉴판이 도입됐다. ‘관광성지’가 된 광장시장에서 현금·계좌이체 결제만 요구하는 노점상 행태가 논란이 되자 종로구와 상인회가 손잡고 대응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꼼수’가 만연한 모양새다.


30일 YTN 취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크게 바뀐 건 ‘QR 메뉴판’이다. 노점 테이블 위에 놓인 QR코드를 스캔하면 이 노점에서 판매하는 음식 사진과 함께 메뉴 설명을 20개국 언어로 읽을 수 있는 노점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메뉴를 고르면 주문하려는 메뉴의 총 금액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YTN 취재진이 직접 가 본 노점 5곳 중 3곳은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 한 상인은 카드 결제를 요구하자 기계 조작 미숙을 핑계로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상인회 역시 “카드를 받지 않는 경우는 단말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달 초에서야 카드 단말기가 도입됐기 때문에 나이가 있는 상인 대부분이 사용이 미숙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3일 종로구와 상인회가 “광장시장에 있는 957개 점포 가운데 노점 형태로 운영되는 곳은 94곳인데 현재 76곳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과 사뭇 다르다.


메뉴판 가격 옆에 정량을 표시하는 ‘정량 표시제’도 지지부진하다. YTN 취재 결과 메뉴 옆에 중량을 함께 써둔 가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인회는 이에 대해 정량표시제는 지자체의 일방적인 요구였다는 입장이다. 상인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정량표시제에 대해 보도자료를 낸다고 할 때 우리가 못 내게 했다. 족발이 하나 나왔는데 그게 중량이든 정량이든 얼마라고 규정할 수가 없다”고 YT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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