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대표 해임을 안건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과 관련해 "주주들께서 합당한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이사회를 통해 임시주총 관련 논의를 진중히 검토하겠다"면서도 "최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이번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법인이 한 것인지, 특정 대주주(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독단적 결정인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공개적으로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자료에서 당사의 대표를 '꼭두각시' 등 입에 담지 못할 표현으로 모욕하는 등 비상식적인 표현을 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 경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임시주총에서 결정할 안건으로 △박재현 사내이사(대표이사 전무) 해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이사 선임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이사 선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는 임직원을 이끌어야 하는 수장으로서의 책임감은 버려둔 채 당사와 갈등을 일으키고 내부 직원에 대해 형사 책임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한다"며 "귀사의 최대주주로서 더 이상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 없다"고 소집 이유를 말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당사는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하반기에도 새로운 성장동력 비전을 담고 있는 신약 과제들을 해외 유망 학회에서 릴레이로 발표하고 있다"며 "지주회사가 핵심 사업회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성과를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을 선언하며 지주사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을 독립해 인사조직을 별도 신설했다. 이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박 대표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 조치했다. 하지만 이달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변경선임안이 부결되며 현 박재현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