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경절 연설서 '경제' 대신 '당 지도' 강조해

'경제호전 힘쓰자' 작년 연설과 차이
부동산·내수 침체속 習 메시지 주목
경제 대신 당 지도·사회주의 등 방점
北대사 헤드테이블 가까운 좌석 앉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연회장에서 열린 75주년 국경절 리셉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국 기념일 메시지에서 경제 대신 ‘강대국 건설을 위한 중국 공산당의 지도 견지(고수)’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75주년 중국 국경절 리셉션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 전면 추진은 신시대 당·국가의 중심 임무”라며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려면 반드시 중국 공산당 영도(지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4주년 국경절 리셉션 연설에서는 유효수요 확대와 경제 호전에 힘쓰고 대외 개방과 국내 개혁에 주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반부 대부분을 채웠다.


올해는 중국이 부동산 불황과 내수 침체로 더딘 경제 회복기를 나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의 국경절 연설에 어떤 경제 메시지가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시 주석이 지난 26일 주재한 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경제의 펀더멘털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고 인정하고 회의를 전후해 각종 경기 부양책이 잇따라 등장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날 메시지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당의 지도 견지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견지, ‘인민 중심’ 견지, 평화 발전의 길 견지 등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당의 지도’에 방점을 찍었다.


연설 전반에 걸쳐 경제 상황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고, 지난해 서두의 인사말 부분을 중심으로 6회 등장한 ‘당(黨)’은 올해 13회로 언급 횟수가 늘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선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로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은 핏줄이 서로 이어져 있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양안 경제·문화의 교류·협력을 심화하고 양안 동포의 정신적 유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단호히 반대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국내외 중화 자녀의 공통된 바람”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리셉션에는 리룡남 주(駐)중국 북한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리 대사는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사무를 총괄하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있는 외교사절 테이블에 앉았다. 외교사절 테이블들 가운데 시 주석이 있는 헤드테이블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였다. 최근 ‘북·중 이상기류’ 관측이 나온 가운데 왕야쥔 주 북한 중국대사는 이달 8∼9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6주년 기념 행사에 휴가를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정재호 주중대사는 쑨샹화 중국 외교부 판공청 주임(국장급)이 주재한 테이블에 자리했다.


국경절은 마오쩌둥이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정권 수립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중국 대표 명절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