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3강 진입하려면…10년 이상 장기 운영 펀드 활성화돼야”

"세계 5위권 넘어 높은 목표 향할 시점"
'글로벌 벤처투자 생태계' 지원책 예고

오영주(왼쪽 두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벤처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

현재 세계 5위권인 한국 벤처투자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모태펀드가 ‘인내 자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상 7~8년인 펀드 운영 기간을 딥테크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 10년 이상으로 연장 운영되도록 정부가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벤처캐피탈(VC)의 글로벌 진출 의지를 꺾는 각종 규제도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제기됐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0일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VC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벤처투자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기부가 올해 5월 발표한 '중소기업 도약전략'의 후속으로 벤처투자 분야 세부 대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VC업계와 학계 등과 선결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벤처투자의 경제적 효과 및 벤처투자 시장에서의 모태펀드 역할'에 대해 발제했다. 해당 연구 결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총자산 대비 매출액은 연 13%, 영업이익은 연 5% 등의 추가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모태펀드의 민간 자금 유입효과도 입증됐다. 최근 10년간(2014년~2023년) 모태펀드 출자 증가 시 전체 벤처투자 규모는 5.2배 증가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바이오 산업에서 보듯이 딥테크 스타트업의 성과 창출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면서 “모태펀드는 단순 마중물을 넘어 인내 자본 역할을 맡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VC도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보이면서 이러한 도전 의지를 저해하는 숨은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일부 IMM 대표는 “올해 인도 전용 펀드를 만들었는데, 이런 해외 전용 펀드조차도 국내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업계에선 부담을 느낀다”면서 “해외 전용펀드가 해당 국가에 100%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하면 펀드 설립 목적과 취지에 맞는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 장관은 "한국의 벤처투자 규모는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전 세계 5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이제는 세계 5위권을 넘어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향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우리 스타트업이 충분한 벤처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글로벌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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